대가의 눈투자 원칙으로 보는 종목 분석

ROE 30.8%인데 왜 '싸다'고 안 나올까 — 삼성전자를 6개 모델로 채점해봤습니다

삼성전자를 여섯 가지 정량 모델로 채점하면 전부 68점 이상이 나옵니다. 그런데 세부 항목을 열면 두 개가 낮습니다. 주가순자산비율 3.70배와 배당성향 13.4%가 무엇을 뜻하는지, 자본수익률로 설명되는 수준과 어떻게 다른지 짚었습니다.

2026-08-03 발행삼성전자
주가239,000원
시가총액1,569조원
PER10.5배
PBR3.70배
ROE30.8%

2026년 8월 3일 조회 기준

해자 지속성·자본배분 97S
성장의 질·연구개발 78A
자본수익·이익수익 순위 73A
성장 대비 가격 70A
자본효율·주주환원 정합 70A
안전마진·정량요건 68B
장갑 낀 손이 창가 빛에 반도체 웨이퍼를 비스듬히 들고 있다

여섯 개가 전부 합격점을 줬는데

삼성전자를 여섯 가지 정량 모델에 넣어봤습니다. 결과는 68점에서 97점 사이. 어느 관점으로 봐도 기준선은 넘습니다.

그런데 총점만 보면 놓치는 게 있습니다. 항목을 하나씩 열어보면 대부분이 90점대인데 딱 두 개가 눈에 띄게 낮습니다. 주가순자산비율 관련 항목이 33점, 주주환원 항목이 45점입니다.

이 글은 그 두 항목이 무엇이고 왜 낮은지를 봅니다. 사업이 나쁘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사업의 질과 지금 지불하는 가격은 다른 질문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책상 위 재무 서류에 손을 얹은 모습, 스탠드 불빛이 왼쪽에서 들어온다

97점을 만든 세 개의 숫자

가장 높은 점수를 준 모델은 해자와 자본배분을 보는 관점이었습니다. 97점을 만든 항목은 세 개입니다.

항목
자기자본이익률(ROE)30.8%
영업이익률52.2%
부채비율(D/E)4%

자기자본이익률 30.8%는 주주가 맡긴 돈 100원으로 한 해에 30원을 벌었다는 뜻입니다. 국내 상장사 평균이 한 자릿수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입니다.

영업이익률 52.2%는 더 눈에 띕니다. 매출 100원에 영업이익이 52원 남는다는 뜻인데, 이 정도 마진은 원가가 올라도 가격에 넘길 수 있는 위치에 있을 때 나옵니다. 경쟁자가 쉽게 들어오지 못하는 자리를 흔히 '해자'라고 부르는데, 그 존재를 숫자로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가 영업이익률입니다.

부채비율 4%는 사실상 무차입에 가깝습니다. 자기자본 대비 차입금이 4%밖에 되지 않으니 금리가 어떻게 움직이든 이자 부담으로 흔들릴 구조가 아닙니다.

숫자가 최근 1년 사이에 크게 움직였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짚어둘 것이 있습니다. 위 수치와 공시 원문의 연간 수치가 꽤 다릅니다.

구분2025 사업연도(공시)최근 12개월
매출333.6조485.2조
순이익44.3조149.7조

최근 12개월 순이익이 직전 사업연도의 세 배가 넘습니다. 반도체 업황이 그만큼 달라졌다는 뜻입니다.

이 차이는 지표를 읽을 때 중요합니다. 주가수익비율(PER)이 10.5배로 나오는 것도 최근 12개월 이익을 기준으로 했기 때문입니다. 작년 연간 이익으로 계산하면 훨씬 높은 값이 나옵니다. 같은 회사를 어느 기간의 이익으로 보느냐에 따라 '싸다'와 '비싸다'가 갈립니다.

이 사이트는 시가총액처럼 오늘의 값에는 최근 12개월 이익을 맞추고, 연평균 성장률처럼 여러 해를 보는 지표에는 연간 재무제표를 씁니다. 종목 화면 하단에 어느 기준이 쓰였는지 표시합니다.

한쪽 접시에만 추가 가득 찬 낡은 황동 저울, 콘크리트 바닥에 긴 그림자가 떨어진다

그런데 주가순자산비율이 3.70배입니다

여기서 첫 번째 낮은 항목이 나옵니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시가총액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입니다. 삼성전자는 지금 3.70배입니다. 장부에 적힌 자기자본의 3.7배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흔히 PBR 1배를 기준선처럼 이야기하지만, 그 기준은 회사마다 달라야 합니다. 자본이 얼마나 잘 버는지에 따라 적정 배수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간단히 생각해보면 이렇습니다. 자본을 조달하는 데 연 10%의 비용이 든다고 가정할 때,

삼성전자는 30.8%를 벌고 있습니다. 이 계산대로면 3.08배까지는 설명이 됩니다. 지금 시장이 매기는 3.70배는 그 위에 있습니다.

이 사이트의 국내 전용 모델은 이 격차를 항목으로 두고 33점을 매겼습니다. 낮은 배수가 곧 저평가가 아니듯, 높은 배수도 곧 고평가는 아닙니다. 다만 자본수익률로 설명되는 수준을 넘어선 만큼은 다른 이유로 설명되어야 합니다.

나무 책상 위 높이가 다른 두 동전 더미와 그 옆에 세워진 강철 자

이 계산의 전제를 밝혀둡니다

위 계산에는 자기자본비용을 연 10%로 놓았다는 가정이 들어 있습니다. 이 숫자 하나가 이론선 전체를 움직입니다.

국내 자기자본비용 추정치는 자료마다 다릅니다. 국제 비교 연구는 11%대를 제시하고, 개별 기업이 공시에 쓰는 값은 8~10%대가 많습니다. 이 사이트는 그 사이의 10%를 단일 고정값으로 씁니다.

만약 자기자본비용을 8%로 본다면 이론선은 3.85배가 되어 지금 주가가 오히려 그 아래가 됩니다. 12%로 본다면 2.57배가 되어 격차가 더 벌어집니다. 같은 회사, 같은 날인데 전제 하나로 결론이 뒤집힙니다.

또 이 계산은 성장률을 0으로 놓고 단순화한 것입니다. 이익이 계속 늘어나는 회사라면 적정 배수는 이보다 높아야 합니다.

이런 전제를 감추면 숫자가 실제보다 확실해 보입니다. 그래서 이 사이트는 각 채점 항목 옆에 그 기준선이 어디서 왔는지를 함께 적습니다. 공개된 기준을 옮긴 것인지, 2차 인용인지, 근거 없이 정한 것인지를 구분해서 표시합니다.

리넨 천 위에서 동전을 두 무더기로 나누는 손, 한쪽이 눈에 띄게 적다

두 번째 낮은 항목: 배당성향 13.4%

두 번째로 낮은 항목은 주주환원입니다. 배당성향이 13.4%입니다.

배당성향은 순이익 중 배당으로 나간 비율입니다. 100원을 벌면 13원을 주주에게 주고 87원은 회사에 남긴다는 뜻입니다.

국내 상장사 평균 배당성향은 30%대 후반으로 보고됩니다. 그 기준으로 보면 낮은 편입니다. 다만 배당성향은 분모가 순이익이라, 이익이 급증하면 배당을 늘려도 비율은 오히려 떨어집니다. 앞서 본 대로 최근 12개월 순이익이 세 배 넘게 늘었으니 이 수치는 그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남긴 87원이 어디로 가느냐입니다. 설비와 연구개발로 들어가 더 큰 이익으로 돌아오면 유보가 배당보다 나은 선택입니다. 반대로 쓰이지 않고 쌓이기만 하면 자본만 불어나 자기자본이익률이 떨어집니다.

한국은행도 주주환원 확대가 항상 바람직한 것은 아니며, 성장이 빠른 산업에서는 환원보다 설비투자를 통한 수익성 개선이 기업가치 제고에 더 나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래서 이 사이트의 국내 모델은 배당이 적다고 무조건 깎지 않고, 현금 여력을 별도 항목으로 나누어 함께 봅니다. 삼성전자의 잉여현금흐름 마진은 11.7%로 이 항목은 만점입니다.

짙은 호두나무 탁자 위에 커피가 각각 다른 높이로 담긴 흰 잔 여섯 개

모델마다 점수가 갈리는 지점

여섯 모델의 점수는 이렇게 나왔습니다.

모델점수
해자 지속성·자본배분97
성장의 질·연구개발78
자본수익·이익수익 순위73
성장 대비 가격70
자본효율·주주환원 정합70
안전마진·정량요건68

가장 높은 97점과 가장 낮은 68점의 차이는 가격을 언제 따지느냐에서 나옵니다.

해자를 보는 모델은 사업의 질을 먼저 보고 가격을 마지막 관문으로 둡니다. 자기자본이익률, 영업이익률, 부채비율, 이익 안정성이 모두 기준을 넘었으니 앞의 관문을 전부 통과했고, 마지막 가격 항목에서도 주가수익비율 10.5배는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안전마진을 보는 모델은 순서가 반대입니다. 자산 가치보다 얼마나 싸게 사느냐가 출발점이라, 주가순자산비율 3.70배는 그 자체로 감점 요인입니다. 사업이 아무리 좋아도 장부가의 3.7배는 안전마진이 얇다고 봅니다.

어느 쪽이 맞다고 말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두 관점은 서로 다른 것을 중요하게 보고 있고, 그 차이가 점수 차이로 나타난 것뿐입니다.

새벽 안개 속 중세 성벽과 그것을 비추는 고요한 해자

이 채점이 보지 못하는 것

여기까지가 숫자로 확인되는 부분입니다. 숫자에 담기지 않는 것들이 남습니다.

반도체 사이클. 위에서 본 이익 급증은 업황의 산물입니다. 사이클이 돌면 같은 회사의 같은 지표가 전혀 다르게 나옵니다. 이 채점은 지금 시점의 스냅샷이며 사이클의 어느 지점인지를 판단하지 않습니다.

경쟁 구도. 고대역폭 메모리를 둘러싼 경쟁에서 어느 위치에 서느냐는 재무제표에 아직 나타나지 않습니다. 실적으로 드러날 때는 이미 주가에 반영된 뒤인 경우가 많습니다.

지배구조. 지주회사 구조, 계열사 간 거래, 승계 문제 같은 요소는 이 모델의 입력에 들어 있지 않습니다. 국내 종목의 낮은 배수를 설명할 때 자주 지목되는 요인인데도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해 보지 못합니다.

경영진의 판단. 87원의 유보금을 어디에 쓸지 결정하는 것은 사람입니다. 그 결정의 질은 지나고 나서야 숫자로 확인됩니다.

각 모델 화면에는 그 모델이 못 보는 것을 따로 적어두었습니다. 못 보는 것을 밝히지 않으면 점수가 실제보다 확실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블루아워의 빈 사무실, 창밖으로 도시의 불빛이 켜지고 스탠드 하나만 남아 있다

정리하면

숫자로 확인된 것은 세 가지입니다.

이 셋을 어떻게 저울질할지는 각자의 몫입니다. 사업의 질을 먼저 보는 사람과 지불 가격을 먼저 보는 사람의 결론이 다를 수밖에 없고, 그 차이가 이번 채점에서 29점의 격차로 나타났습니다.

숫자는 질문을 좁혀줄 뿐 답을 주지는 않습니다. 여기서부터는 반도체 사이클을 어떻게 볼 것인지, 유보된 이익이 어디로 갈 것인지 같은, 재무제표 밖의 판단이 필요합니다.

종목을 검색하면 여섯 모델의 항목별 채점표를 전부 펼쳐볼 수 있습니다. 총점보다 어느 항목에서 갈렸는지를 보는 편이 도움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PBR 3.70배면 비싼 건가요?

비싸다 싸다를 단정할 수 있는 수치가 아닙니다. 자본이 연 30.8%를 벌고 있으므로 자기자본비용을 10%로 가정하면 3.08배까지는 자본수익률로 설명됩니다. 지금은 그보다 높지만, 자기자본비용을 8%로 보면 이론선이 3.85배가 되어 오히려 그 아래가 됩니다. 전제에 따라 결론이 바뀌므로 이 사이트는 계산에 쓴 가정을 화면에 함께 표시합니다.

PER 10.5배는 왜 이렇게 낮게 나오나요?

최근 12개월 순이익을 기준으로 계산했기 때문입니다. 최근 12개월 순이익은 149.7조로 직전 사업연도(44.3조)의 세 배가 넘습니다. 반도체 업황이 달라진 결과이며, 작년 연간 이익으로 계산하면 훨씬 높은 값이 나옵니다. 어느 기간의 이익을 쓰느냐에 따라 같은 주가가 싸게도 비싸게도 보입니다.

배당성향 13.4%면 주주환원에 인색한 건가요?

국내 상장사 평균이 30%대 후반으로 보고되므로 비율만 보면 낮은 편입니다. 다만 배당성향은 순이익이 분모라 이익이 급증하면 배당을 늘려도 비율은 떨어집니다. 또 성장이 빠른 산업에서는 배당보다 설비투자가 기업가치 제고에 더 나을 수 있다는 것이 한국은행의 분석이기도 합니다. 유보된 이익이 어디에 쓰이는지를 함께 봐야 합니다.

왜 모델마다 점수가 다른가요?

각 모델이 중요하게 보는 것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해자를 보는 모델은 사업의 질을 먼저 보고 가격을 마지막에 따지므로 97점이 나왔고, 안전마진을 보는 모델은 자산 가치보다 얼마나 싸게 사느냐가 출발점이라 주가순자산비율 3.70배에서 감점이 커 68점이 나왔습니다. 계산 오류가 아니라 관점의 차이입니다.

삼성전자의 항목별 채점표를 직접 펼쳐볼 수 있습니다. 총점보다 어느 항목에서 갈렸는지를 보는 편이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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