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의 눈투자 원칙으로 보는 종목 분석

자본수익률과 이익수익률(EBIT/EV)로 종목 순위 매기는 법

자본수익률(EBIT/투하자본)과 이익수익률(EBIT/EV)을 합산 순위로 결합하는 정량 전략의 원리와 계산법, 분산·장기 보유라는 전제, 그리고 이 지표가 통하지 않는 상황까지 초보자 눈높이로 정리했습니다.

2026-07-29 발행

두 개의 숫자로 종목을 줄 세우는 발상

자본수익률과 이익수익률, 단 두 개의 숫자로 종목의 순위를 매기는 정량 전략이 있습니다. 결국 확인할 것은 "이 사업이 얼마나 잘 굴러가는가"와 "그 사업을 얼마에 사는가" 두 가지뿐이라는 발상입니다. 앞의 질문에 답하는 지표가 자본수익률(EBIT ÷ 투하자본), 뒤의 질문에 답하는 지표가 이익수익률(EBIT ÷ 기업가치)입니다.

조엘 그린블라트가 공개한 것으로 알려진 이 접근은 전망과 테마를 걷어내고 재무제표에 찍힌 숫자만으로 기계적으로 줄을 세웁니다.

이익수익률: 이 사업을 얼마에 사는가

이익수익률은 EBIT(영업이익)을 기업가치(EV)로 나눈 값입니다. 기업가치는 시가총액에 순차입금(차입금 − 현금성자산)을 더한 금액으로, 회사를 통째로 인수할 때 실제로 치러야 할 값에 가깝습니다.

가상의 예로, 시가총액 800억 원에 차입금 300억 원, 현금 100억 원인 A기업의 기업가치는 1,000억 원입니다. 영업이익이 120억 원이라면 이익수익률은 12%입니다. 1,000억 원을 치르면 매년 120억 원이 나온다는 뜻이라 예금·채권 금리와 같은 단위로 비교할 수 있습니다.

PER 대신 이 지표를 쓰는 이유도 있습니다. PER의 시가총액은 부채를 반영하지 않고 순이익에는 이자비용과 세금이 섞여, 빚이 많은 회사와 현금이 쌓인 회사가 똑같은 PER로 보일 수 있습니다. 이익수익률은 부채까지 값에 포함해 둘을 같은 잣대에 올립니다.

자본수익률: 묶인 돈이 얼마를 벌어 오는가

자본수익률은 EBIT을 투하자본으로 나눈 값입니다. 투하자본은 대체로 순운전자본(매출채권 + 재고자산 − 매입채무)에 순고정자산을 더해 구합니다. 사업에 실제로 묶인 돈이 매년 얼마를 벌어 오는지 보는 것입니다.

100억 원을 넣어 영업이익 30억 원을 내는 사업과, 같은 30억 원을 벌려고 500억 원을 묶어 두는 사업은 이익 규모가 같아도 성격이 다릅니다. 앞쪽은 재투자할 곳이 있는 한 복리로 커질 여지가 있습니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빚을 늘려 자기자본을 줄이기만 해도 올라갑니다. 반면 자본수익률은 남의 돈과 내 돈을 합친 총액을 분모에 두어 레버리지가 만든 착시가 덜합니다. 이 수치가 여러 해 높게 유지된다면 경쟁자가 쉽게 넘어오지 못하는 무언가가 있다는 신호로 읽히기도 합니다.

값이 아니라 순위를 더하는 이유

두 지표는 따로 쓰지 않고 순위를 합산합니다. 전체 종목을 이익수익률 순으로 줄 세워 번호를 매기고, 자본수익률로도 번호를 매긴 뒤, 두 순위를 더해 합계가 작은 순서로 정렬합니다.

기업이익수익률순위자본수익률순위합산
A기업18%59%210215
B기업11%6026%3090
C기업6%24034%8248

앞자리에 오는 쪽은 한쪽에서 1등을 한 기업이 아니라 양쪽 모두 상위권에 걸친 B기업입니다. 값을 그대로 더하면 한쪽의 극단치에 결과가 끌려가지만, 순위로 바꾸면 그 영향이 줄어듭니다. 덕분에 싸지만 부실한 기업과, 훌륭하지만 비싼 기업이 함께 걸러집니다.

분산과 장기 보유가 전제인 이유

이 방식에는 전제가 둘 있습니다. 첫째는 분산입니다. 원래 설계는 20~30개 종목을 함께 보유하는 상황을 전제로 합니다. 상위권에는 일회성 이익으로 지표가 일시적으로 좋아진 기업이 섞이기 마련인데, 종목 수가 늘어야 이런 오류가 서로 상쇄됩니다. 상위 몇 개만 추려 판단 근거로 삼는 방식은 설계 의도와 다른 사용법입니다.

둘째는 시간입니다. 이 방식은 몇 년 단위로 시장 평균에 못 미치는 구간을 지나갈 수 있습니다. 그런 구간이 있기에 규칙이 공개된 뒤에도 모두가 따라 하지는 못한다는 설명이 따라붙습니다.

참고로 '대가의 눈'도 이 두 지표를 채점 항목으로 씁니다. 다만 전체 순위 대신 이익수익률과 자본수익률에 각 40%, EV/EBITDA와 부채 수준에 각 10%를 두어 0~100점으로 환산합니다. 원래 방식과는 다른 근사치이므로 점수는 이해를 돕는 출발점으로만 보시기 바랍니다.

이 지표의 한계

첫째, 업종을 가립니다. 은행·보험은 부채가 곧 영업의 재료이고 리츠나 지주회사는 회계 구조가 달라 계산이 의도대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원래 설계에서도 금융업과 유틸리티는 제외 대상으로 다뤄집니다.

둘째, 장부에 잡히지 않는 자산에 취약합니다. 브랜드나 연구개발 성과처럼 비용으로 처리된 무형자산이 큰 기업은 투하자본이 작게 잡혀 자본수익률이 실제보다 높아 보일 수 있습니다.

셋째, 경기민감 업종에서는 신호가 거꾸로 읽히기도 합니다. 사이클을 타는 업종은 이익이 정점일 때 두 지표가 가장 좋아 보이는데, 그 시점이 꼭대기라면 지표가 좋다는 사실이 오히려 위험 신호입니다.

넷째, 모든 숫자가 과거입니다. 소송이나 규제 변화, 핵심 고객 이탈은 재무제표에 나타나기 전까지 반영되지 않고, EBIT이 적자면 계산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다섯째, 널리 알려진 규칙이라는 점도 한계입니다. 많은 사람이 같은 화면으로 같은 종목을 걸러 내면 그만큼 여지는 줄어듭니다.

결국 두 지표는 후보를 좁히는 정리 도구입니다. 판단은 사업 내용과 재무 안정성, 회계의 신뢰도를 직접 확인한 뒤에 내려야 합니다. 이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이익수익률과 PER은 무엇이 다른가요?

PER은 시가총액과 순이익을 비교합니다. 이익수익률은 부채를 더한 기업가치(EV)와 영업이익(EBIT)을 비교합니다. 그래서 차입금이 많은 회사와 현금이 쌓인 회사를 같은 기준 위에 놓고 볼 수 있고, 값 자체를 예금이나 채권 금리와 같은 단위로 읽을 수 있습니다.

자본수익률과 ROE는 어떻게 다른가요?

ROE는 자기자본만 분모에 두기 때문에 빚을 늘려 자기자본을 줄이기만 해도 수치가 올라갑니다. 자본수익률은 사업에 실제로 투입된 총액(순운전자본 + 순고정자산)을 분모에 두므로 레버리지가 만드는 착시가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이 두 지표만 보고 종목을 정해도 되나요?

원래 설계 자체가 20~30개 종목 분산과 수년 이상의 보유 기간을 전제로 합니다. 상위 한두 종목만 추려 판단 근거로 삼는 것은 설계 의도와 다른 사용법입니다. 금융업이나 경기민감 업종에서는 지표가 왜곡되므로 사업 내용과 재무 안정성을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영업이익이 적자인 기업은 어떻게 보나요?

이익수익률과 자본수익률 모두 분자인 EBIT이 음수가 되어 계산이 성립하지 않습니다. 이 방식은 흑자 기업을 줄 세우기 위한 틀이므로 적자 기업은 애초에 대상에서 빠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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